교장 취임 인사

아침저녁으로 선선함이 느껴지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학부모 여러분은 몸 건강히 계신지요.
저는 이번 코리아국제학교(KIS)의 교장으로 취임한 도유사라고 합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벌써 교장으로 취임한지 두 달이 되었습니다. 인사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KIS와의 인연은 학교가 설립될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랫동안 재일교포로 교직에 있던 제게 KIS의 설립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친구, 지인이 연관되어 있었고, 친척 아이가 제1기로 입학한 것과도 맞물려 교사(校舍)가 없던 시절에 츠루하시 상가에 있던 교실을 찾아간 적도 있습니다. 5년 전에는 출장수업을 요청받아 고교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했던 것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전임 학교에서 30년에 걸친 근무를 마치고 염원하던 KIS에서의 업무가 시작되었습니다.
취임인사를 겸하여 향후 학교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지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당연한 말이지만 학교의 “주인공”은 학생이며, 그 학생이 건강하고 건전한 학교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재정비해 나갈 생각입니다.
본교는 중고등 일관학교로 과도기에 있어 감수성이 예민하고, 불안정하다고도 할 수 있는 사춘기 연령대 학생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직원과 학생들은 무엇보다 규율을 존중하고 규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동시에 설비와 비품을 비롯한 개인사물 등이 항상 정리정돈 되어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한 교육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한 학생지도야말로 학생들의 자기관리능력과 집단운영의식을 높일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교육과제임은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수업시간의 양적 조정과 질적인 향상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본교에서는 전교생이 아침 8시 30부터 오후 4시 넘어서까지 약 8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며 매일 7시간의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격주 토요일에도 오전 중에 수업이 있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장시간을 통학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꽉 짜인 스케줄 속에 대부분의 학생이 피로함을 호소하고 그 영향이 수업 중의 졸음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적잖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양적과다인 수업체제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아무래도 주입식 교육에 치중하는 결과를 낳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간 수업 일수와 하루 수업 시간 수 등 학생들이 심신 모두 건강한 상태에서 학업에 임할 수 있는 일정을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3월과 5월, 9월의 등교일을 늘리는 대신 하루 수업시간을 줄여서 연간 총 수업시간은 유지하면서도 매일 반복되는 학교생활에 여유를 주고 싶습니다.
한편, 교과 담당 교원의 전문적인 교수력을 바탕으로 한 알찬 수업과, 학생들이 배움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수업운영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기간은 인격형성의 최종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경험하는 모든 것에 대해 진지하게 마주보고 고민하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매우 소중한 과정입니다. 이 시기는 성공을 경험하며 자신감과 향상심이 비약적으로 증폭되기도, 때로는 실패와 좌절을 통하여 단단해지기도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주어진 과제에서 도망가지 않고 항상 도전하는 태도야말로 자신이 그리는 이상적인 미래에 다가가는 길이라고 자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교원들은 지식과 교양을 대량으로 주입시키는 방식의 수업에 치우치지 않고, 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질문을 제시하고 지적 호기심을 깨우기 위한 화제를 펴며 개인의 자질, 재능을 계발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교육의 연장선상에 졸업 후 진로지도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예입니다만 대학합격이 결코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 이상을 향해 전진하기 위한 “기회”임을 학생들이 분명히 인식하여 눈앞의 일에 급급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수업이 중심이 되는 “교과 지도”는 일상적인 “생활 지도”과 투톱을 이룰 때 활성화된다는 관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KIS의 학생은 감수성이 예민한 인격형성기에 있습니다. 때로는 어른들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침착함을 잃거나 반항하는 일도 있겠지요. 또 학생의 본분인 학업에서 일탈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순풍에 돛을 단 듯 순조로이 지나는 사춘기는 있을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지원의 바람을 보내주는 KIS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넘어지기 전에 짚을 수 있는 지팡이가 되어주는 것만이 아닌 성장의 씨앗이 되는 역풍이 될지도 모릅니다. 사춘기의 희로애락을 충실하게 겪고, 그런 학생들을 항상 곁에서 지켜보며 지도하는 것, 그것이 “생활 지도”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주인공”이 학생이라면 보호자나 교직원은 중요한 “조연”입니다. 조연들은 비록 서로의 생각이 다르더라도 주인공이 빛날 수 있도록 책무를 다해야합니다. 보호자와 교직원, 그 입장의 차이가 빚어내는 “대립”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더욱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고 적극적으로 협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KIS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풀어 나가야 할 여러가지 과제가 산적하고 있습니다. 비록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과감히 도전하려 합니다. 부디 기탄없는 의견과 따뜻한 이해를 부탁드리며 교장 취임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2016년 10월 13일
코리아 국제 학교(KIS)
교장 도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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